<중국의 식민지는 무력으로 오지 않는다—이미 와 있다>
Jean Cummings:
Political News Research Analyst / Former Publisher, The Asia Post
총 없이 시작된 점령, 한국은 지금 조용히 넘어가고 있다.
한 나라가 점령당하는 방식은 언제나 총성과 함께 시작되지 않는다.
간판이 바뀌고, 상권이 정리되고, 언어가 낯설어지고, 권력 없는 이들이 침묵을 강요받을 때, 그것은 전쟁보다 더 은밀한 침공의 징조다.
지금 한국의 도시 곳곳, 특히 가장 역동적이고 상징적인 공간에서, 우리는 그것을 목격하고 있다. 이 침묵은 단순한 경제 논리나 다문화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계 자본과 조직의 확장은 이제 문화의 외피를 두른 채, 정치권 안에 구축된 외부 세력의 발판으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가 눈치채지 못한 사이, 국경 안에서 시작된 ‘조용한 점령’은 상권 장악을 넘어 입법, 예산, 정책 결정 과정의 그늘 아래까지 손을 뻗고 있다.
그 침투는 더 이상 추측이 아니라, 우리 일상 속 권력 구조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현실이다.
미국의 코리아타운은 수십 년간 이민 1세대들의 땀과 눈물로 만들어진 한국인의 자부심이자 상징적인 공간이다.
단순한 생업의 터전이 아니라, 한민족 문화의 심장부이자 정체성을 대변하는 이 공간은 한인 이민자들의 피와 땀이 배어 있는 소중한 유산이다.
하지만 이렇게 어렵게 일군 한인타운은 수십 년간 반복적으로 중국계에 의해 잠식되어 왔다. 한인타운이 자리를 잡으면 중국계 자본과 조직이 침투하고, 결국 지역 전체가 차이나타운으로 변모하는 일이 미국 곳곳에서 벌어졌다. 이는 단순한 경제 현상이 아니라 정치적, 조직적 전략의 일환이다.
뉴욕 플러싱은 한때 제2의 서울이라 불릴 만큼 한인의 영향력이 뚜렷한 지역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대규모 중국계 이민자 유입과 함께 중국어 간판이 가득한 지역으로 바뀌었다. 대형 개발 프로젝트는 중국계 자본이 주도했고, 설날 퍼레이드까지 중국계 단체가 장악했다. 정치권력도 중국계의 손에 넘어가면서 한인 커뮤니티는 지역 내 발언권을 잃었다.
LA의 코리아타운 역시 마찬가지다. 상권은 유지되고 있지만, 올림픽 블러바드와 윌셔 일대를 중심으로 중국계 개발업자들이 상가와 건물을 사들이고 있다. 한식당 옆에 중국계 프랜차이즈가 들어서고, 임대료 상승으로 한인 자영업자들은 밀려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중국계 단체가 지역 정치권과 비영리기관, 커뮤니티 보조금 시스템까지 장악하면서 행정적 영향력까지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계의 전략은 철저하고 조직적이다. 빌딩을 매입해 임대료를 올려 한인을 퇴출시키는 방식, 공동투자 및 자본 네트워크를 활용한 부동산 장악 등은 한인 커뮤니티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반면 한인 커뮤니티는 서로 협력하기보다는 경쟁하고, 신뢰 부족으로 공동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중국계는 정치권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미국 주류사회에 진출한 중국계 인재들은 커뮤니티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중국계 단체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지역 정치에 영향력을 발휘한다. 반면 한인 2세들은 주류사회에 진출하면 한인 커뮤니티와 거리를 두고, 단체들은 이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기 때문에 양측의 연결이 끊긴다.
플러싱에서 밀려난 한인들은 뉴저지의 팰리세이드파크 같은 곳으로 이주해 새로운 터전을 만들었지만, 그곳마저도 중국계에 의해 잠식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부동산과 경제 문제가 아닌, 정치적이고 전략적인 침투다.
이러한 문제는 미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금 한국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대림동, 원곡동, 인천 차이나타운, 속초, 강릉 해안가, 제주도 등에서 중국인의 숫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마치 미국 내 차이나타운과 같은 모습이 형성되고 있다.
제주도는 중국 자본의 유입으로 토지와 리조트가 중국인 손에 들어갔고, 일부 지역은 중국인 전용 리조트로 변모했다. 병원, 학원 등도 중국 중심으로 운영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는 미국에서 벌어진 일과 정확히 같은 양상이다.
미국 내에서도 중국 자본은 GM 빌딩,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센트럴파크 고급 아파트 등을 매입하며 천문학적인 부동산 자산을 확보했으나, 팬데믹 시기엔 이를 매각해 자금을 본국으로 송금하며 미국 경제에 충격을 주었다. 이러한 행태는 단순한 민간 투자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중국 공산당의 전략적 자산운영이다.
이러한 중국계 자본의 움직임은 단순한 경제 활동이 아니다.
한국 정부가 이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오히려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우선시하며 방관한다면, 한국도 미국의 한인타운처럼 잠식당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을 지금 트럼프 행정부는 매우 예민하게 주시하고 있다.
제도적 공백과 자본의 불균형이 결합되면, 국가의 주권과 경제적 자립성은 위협받는다.
중국의 전략은 입체적이다. 자본력, 조직력, 정치력을 모두 동원해 커뮤니티를 장악하고, 결국은 국가적 영향력까지 확대하려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부의 친중 경향에 우려를 표하며 정치적,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은 친중 세력을 정치권에 허용하는 순간, 국가의 미래를 스스로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미국 내의 한인커뮤니티는 물론 한국정부는 미국과 한국 양국 모두에서 이제라도 조직화하고 연대하여, 공동의 자산과 미국 내에서의 정치력 구축에 눈을 떠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또다시 우리의 삶의 터전의 공간과 미래의 한국을 중국에게 빼앗기게 될 것이다.
지금 한국은 중국의 조용한 식민지화 작전에 무감각한 채, 때론 그 흐름에 열광하며 스스로 큰 그림을 놓치고 있다. 문제는, 이 착시가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전략적 침투라는 사실을 외면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지금이라도 한국 국민들이 눈을 뜨고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다면, 되돌릴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할 것이다.
미국은 결코 한국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안전하다!
이 안일한 믿음은 언젠가 현실의 벽 앞에서 철저히 배신당할 것이다.
그때가 되어서야 후회해 봤자, 이미 너무 늦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한 번 넘어간 주권은 다시 되찾기 어렵고, 침묵 속에 허용된 침투는 언젠가 우리 머리 위의 권력이 되어 있을 것이다.